긍정의 배신

2012년 2월 20일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될 때 웃어보세요. 긍정의 자세는 병을 예방해주고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한답니다. 뭔가를 하고, 가지고 싶다고요? 마음 속으로 자꾸 그려보고 이미 가진 듯이 행동하세요. 그러면 원하던 게 이뤄질 겁니다. 긍정의 힘을 믿으세요!

쭈구리한 표정보다 미소가 보기 좋긴 하지만 그걸 넘어선 긍정의 자세가 항상 답일까? “긍정의 배신”에 의하면 계속해서 자아에 긍정을 주입하려는 건 긍정이라는 이름의 채찍질과 최면을 하는 셈이다. 여러 매체들은 시나브로 생기는 분노나 의심과 관련된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 경계하게 한다. 현재 상황에 대한 지나친 분석을 막고 개인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킨다. 너희들의 ‘부정적인’ 마음가짐 때문에 그런 거라고.

책을 읽는 동안 짐 캐리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 “예스맨”이 생각났다. 주인공은 매사에 부정적으로 우울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친구의 권유로 참석한 어떤 세미나에서 ‘긍정적인 사고가 행운을 부른다’ 라는 계시를 받고 무슨 일에든 YES! 하니 친구들이 돌아오고 여친도 생기고 승진도 하네? 영화를 파고들어 가면 무한 긍정의 자세는 거의 강박적으로 유지된다. 분명히 거북한 부탁인데도 YES! 상사로서 친한 동료를 해고해야 할 때도 YES! 은행대출 담당자로 일하면서도 대출신청이 들어올 때마다 YES! 재미있게도 “예스맨”은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에 제작되었다..

좋자고 하는 긍정인데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고 사회를 거덜낸다.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니다. 긍정적 사고는 끊임없는 경계의 필요성을 폐기한 것이 아니라 경계의 방향을 내부로 돌린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통제에 반발하는 몸과 마음을 쉬지 않고 감시해야 긍정적 사고를 유지할 수 있다. 이제 개개인마다 긍정으로 가득찬 우주 속에서 살게 된다. 그 곳은 완벽하다. 바라는 그대로 이루어질 테니까. 다만 그 우주는 지독히 외로운 곳이다. 거대한 현실의 문제는 저 밖에 있어 작게만 보인다. 이런 우주를 부수기 위해선 필요한 건? 눈치보지 말고 No!를 외쳐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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