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2011년 12월 26일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는 치통을 과소평과하는 지식인의 말이다. ‘나는 느낀다, 고로 존재한다’ 야말로 모든 생물을 포괄하는, 훨씬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진실이다. 나의 자아는 사유에 의해서는 당신의 자아와 본질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사람은 많으나 생각은 적다. 우리 모두는 서로 전달하고 차용하고 서로 상대의 생각을 훔치기도 하면서 거의 동일한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나의 발을 밟는다면 고통을 느끼는 사람은 나 혼자다. 자아의 토대는 사유가 아니라 고통, 즉 감정 중에서 가장 기초적인 감정인 것이다. 고통을 당할 때는 고양이조차도 상호 교환이 불가능한 자신의 유일한 자아를 의심할 수 없다. 고통이 극에 달할 때 세상은 흔적 없이 사라지며, 우리들 각자는 자기 자신과 홀로 남는다. 고통이야말로 자기중심주의의 위대한 학교인 것이다. – “불멸”, 밀란 쿤데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인류의 역사는 통증의 역사다.’ 이랬다고 하는데 진짜 그런 것같다. 어느 한 작가의 글들을 주욱 읽다보면 주로 노년기에 자신만의 통증관이 확립되는 걸 느낄 수 있는데 모두 다르다. 작가들만 그러겠는가. 사람들도 각자의 통증관이 있어서 그들의 아픔을 동일시 혹은 계량화 하려하면 화를 낸다. 내 몸은 내가 더 잘안다고. 할머니들, 아줌마들 야그를 주로 듣는 요즘으로선 이런 글들이 계속 와닿는다.

#잡설 #책읽기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