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2011년 12월 17일

우리는 미국의 프랜차이즈니까. 언제나 이 점을 잊어선 안 돼. <착취>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고통스럽게 행해진 게 아니었어. 실제의 착취는 당당한 모습으로, 프라이드를 키워주며, 작은 성취감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며, 요란한 박수 소리 속에서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형이상학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던 거야.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소설인데. 훌륭한 Anti-자기계발서라 할만하다. 뭔지도 모를 행복과 성공을 위해 채찍질 당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픈 작품이다. 비슷한 시기에 “자기 계발의 덫” 이라는 서적을 읽어서 그런가. 구절 하나하나가 연관된다. 자기계발서는 실상 개인들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마취제에 불과하다는 “자기 계발의 덫”의 치밀한 분석을 접하니.. 프로야구리그의 출범으로 모두다 프로페셔널을 외치게 되었다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의 음모론(?)은 황당하게만 들리진 않는다.

자기계발 서적에서는 주체의 죽음을 읽을 수 없다. 이 서적들에서는 주체의 죽음을 선포하는 것이 신의 죽음의 경우처럼 너무 이르거나 농담처럼 너무 과장된 것으로 보였다. 대신, 이런 상황에서 주체성의 위기는 분명하게 언급되지 않고 오히려 전례없는 자조서 판매고의 급증에 힘입어 활성화되고 위세를 떨쳤으며, 변덕스런 사회경제적 힘에 대면해 자신의 삶의 경로와 자아에 대한 지배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된 주체들의 삶 속에서 터전을 잡았다. 이 개인들의 경우 자아는 시달리고 있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근원을 지닌 문제들에 대해 개별적 해결책을 추구하는 순환 속에 갇혀버린 것이다. .. 그런 서적들에 푹 빠져들게 만든 거대한 사회 경제적 불공정을 제거하는 데 함께 집중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 “자기 계발의 덫”, 미키 맥기.

경제적 안정의 가능성 없이 자기 계발과 자아 실현을 강요하는 것은 <착취>에 불과하며 사회 안정망의 부재 아래에서는 자기 계발의 추구는 불가능 하진 않더라도 빈약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자원의 공평한 분배와 같은 사회적 합의를 위해 힘써야 하는데 자기 계발서들은 이 점을 회피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는 상호 호혜적인 인정을 전제로 하는데. 지금 현실은..

#잡설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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