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그리고 주성치.

2011년 9월 9일

운동하고 나서 맥주와 함께 ‘식신’을 본다. 이미 여러 번 본터라 대사만 들어도 무슨 장면인지 알 정도.

루저의 스토리에 주성치식 개그와 감성이 혼합되면 헤어나올 수 없는 유치함의 카타르시스가 완성된다.

오랜만에 그 ‘카타르시스’에 젖어 앉아 있다 보니 문득 주성치의 영화에 빠져들었던 옛날이 생각난다.

어찌하여.. 내 중독의 경향이 주성치와 무슨 인연으로.

대학에서 1년 꿇고 나서 휴학기간을 포함하여 ‘두번째’ 다니는 학년은 나에게 재앙이었다.

내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은 괜찮았지만 내 가슴 속은 무척이나 곯아져 있었지.

암울하게. 얼굴을 찌푸리고. 나 힘들어 하고 표현을 하는 거 나한테 참 어려운 일이다.

무표정, 단조로운 톤의 목소리. 게다가 내 특유의 폐쇄성.

그렇다고 우울한 영화, 음악을 듣고 보는 건 ‘밝음’을 지향하는 성격땜에 맞지 않는 일이고.

밝은 영화. 그러니까 웃긴 영화들을 보면 좀 나아질 줄 알고 선택한게 주성치의 영화들이었다.

슬랩스틱과 유치함으로 범벅된 그저 그런 영화들.. 이 결코 아니었다.

루저가 고생하여 말도 안되는 비약과 과장된 여정을 거쳐 성공하는 듯 싶으나 이도저도 아니게 된 상태..

웃음이라는 살로 살짝 가려진 상처들..

그 당시의 상황과 맞물려 뭔가 뒤틀린 개그는 날 열광시켰고. 주성치의 전 작품을 보게 되었다.

007, 레옹(원제:회혼야), 서유기 시리즈, 희극지왕, 파괴지왕, 식신, 구품지마관, 녹정기, 소림축구…

분명. 보편적인 정서는 아니다.

친구를 만나 영화 야그가 나오면 주성치 카드를 슬쩍 내밀었다가 다시 집어넣은 적도 많으니까.

 

아. 주성치영화로 같이 웃을 수 있는 누군가와 길게. 아주 길게 야그 하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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