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갤.

2018년 7월 12일

주세 종량제에 묻히긴 했지만 한편 주갤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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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년 전에 운좋게 홈브루잉에 관련된 거의 모든 걸 공짜로 배웠다. 사계에서 선구자들에게 레서피 강의를 듣고 시범양조를 구경하며 공방에 가입해 여러 망한 배치를 만들었다. 날 가르쳐준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예전보다 지금이 홈브루잉하기 참 좋다’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가 홈브루잉을 처음 시작할 때보다 훨씬 다양한 맥주들이 수입되어서 좋은 참고 자료가 되고 있고 다양한 맥주 재료들이 수입되어서 만들 수 있는 맥주의 폭이 넓어졌다.

나는 웬만하면 ‘실비만 받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방을 운영해왔다. 몰트 포대를 여러 개 구입하고 새 발효조를 들여놓는다고 해서 돈을 더 받거나 그러진 않았다. 이미 내가 많은 것을 공짜로 얻어왔기에 공동으로 더 저렴하게 양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행하려 한다. 시범양조하거나 레서피 짜는 법을 조언한다고 돈을 따로 받지 않는다.

지금 돌이켜 보면 많은 게 바뀐 것 같다. 홈브루잉 클래스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민간 자격증과 결부되어 높은 가격의 강좌도 많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강좌를 돈 내고 열심히 듣고 수료증 비슷한 것 받는다. 한국인에게 여태 익숙한 방식의 ‘학원식’ 강좌로 이 또한 명확한 한계가 있다. 사람들 야그 들으면 레서피 대로 만들긴 만드는데 그 레서피를 짜는 법을 잘 모르겠다고 한다.

당연하다. 레서피를 짜려면 재료의 특성을 알아야 하는데 그런 걸 학원에서 어케 가르쳐줄까? 결국엔 개인이 특정 몰트, 홉, 효모로 테스트배치를 만들어야 한다. 끝없는 삽질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한국적 학원식 강좌로는 절대 알 수가 없는 것들이다.

예전에 공유했던 글들에 나왔던 레서피 개발비 혹은 다채로운 명목의 비용들을 보고 코웃음을 친 것도 너무나 너무나 한국적인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글쓴 분이랑 안면이 없지만 그냥 같이 양조 공부를 해보자, 아님 이런저런 배치를 시도해보자고 했음 오히려 응원을 했을 것이다. 근데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 같은 풍경을 보니 혀를 찰 수 밖에 없더라.

나는 어차피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이 없다. 댓글에서 밥그릇 운운하는 거 보고, 대체 밥은 어디에? 잠시 생각했었네. 그저 홈브루잉과 맥주를 매개 삼아 많은 사람들과 즐겁게 술을 마시고 싶을 뿐이다. 홈브루 돈받고 판다면서 까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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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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