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세 번 찾아온다.

2013년 10월 6일

지금 읽고 있는 책 재밌나 봐요? 네? 아, 마르크스 평전 말씀하시는 건가요? 신기해요. 지금도 마르크스 읽는 사람이 있었군요. 1990년대 이후로 많이 죽지 않았나요? 그건 그렇죠. 그래도 수정된 방향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난 신나게 마르크스 야그를 늘어놓는다. 상대방은 잠자코 있는다. 영화관 조명이 어두워진다. 영화 재밌게 보세요. 네.

영화관을 나서서야. 아, 마르크스 야그를 하려던 게 아니었구나.

영화 시간을 기다리다 갑자기 누가. 이따 영화 뭐 보세요? ‘늙은 여인의 이야기’요. 아, 저랑 다른 거 보시네요. 음, 나도 물어봐야 하나? 다음 영화 뭐 보세요? ‘소울 푸드 이야기’요. 아, 저랑 다른 거 보시네요. .. 왜 답이 없지?

영화관에 들어가서야. 아, 그냥 영화 뭐 보려는지 물어봤던 게 아니었구나.

다음 역이 어딘지 아세요? 경주역이에요. 감사해요. 뭐래, 아까 안내 방송 나왔는데. 이 기차 서경주역에 서나요? 그러니까 동국대 앞이요. 아니, 그거 승차권에 나와 있는 거 아닌가? 확인해볼게요. 서경주역에 서네요. 감사해요. 지금 몇 시에요? 이 사람 왜 이러지? 아까 전까지 폰 만지작거려 놓고선. 밤 9시 50분이에요. 감사해요.

기차에서 내리고서야. 아, 그걸 궁금해서 물어보려던 게 아니었구나.

이미 늦었어. 하하.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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