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가을, 비

2013년 10월 15일

작년, 가을비 내리는 환자 없는 산골 보건지소. 휴게실에 들어갔다가. 형, 어두운 데에서 뭐하세요. 불 키지 마라. 네? 이 날씨엔 어두운 곳에서 이 노래를 들어야 한데이. 폰에선 음악이 나온다.

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 묻히면 그만인 것을 나는 왜 이렇게 긴긴 밤을 또 잊지 못해 새울까. 창 틈에 기다리던 새벽이 오면 어제보다 커진 내 방 안에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
http://youtu.be/QWOoWdvl2Dg

무슨 노래에요?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죽이지? 아름답긴 한데 굳이 이 컴컴한 분위기에 듣는 건 좀 그렇네요. 딴 것도 들어보자. 아, 아뇨.. 들어봐. 자살 충동 난데이. 이것도 불 끄고 들어야지. 뭔데요? 사랑했지만.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 자욱하게 내려 앉은 먼지 사이로 / 귓가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그대 음성 빗속으로 사라져버려 /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
http://youtu.be/xhmKg2eFSlw

비만 오면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을 흥얼거리는 것도, 작년에 가을을 끔찍하게 탔던 것도 다 1년 동안 동거한 어둠의 의과 형 때문이야. 라고 탓할 수만 없는 게 김광석 노래가 너무 좋잖아. 덕분에 김광석의 웬만한 노래들을 듣고 그가 태어난 대구 방천 시장의 김광석 거리도 다녀왔다.

비가 내리면 음… 나를 둘러싸는 시간의 숨결이 떨쳐질까 / 비가 내리면 음… 내가 간직하는 서글픈 상념이 잊혀질까 /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 음…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http://youtu.be/qR5oYg8Io5o

비 온다고 그의 앨범을 들으며 감상에 젖어 있다가 시골에서 남자 두 명이 노래 틀어놓고 방바닥을 긁어대던 기억이 재생되어 피식한다. 음. 또 대구 가서 방천시장 골목을 거닐며 김광석 노래를 듣고 싶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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