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일들.

2013년 6월 26일

아, 내가 일부러 그랬냐구! 자다가 역을 지나친 건데 무임승차라고? 어쩔 수 없었는데!

고객님, 일단 태화강역에서 경주역까지의 운임을 지불하셔야 합니다. 회사의 방침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거스름돈을 받던 승객은 동전을 바닥에 던진다. 빌어먹을, 이딴 동전 필요 없어!

승무원은 무릎을 끓고 동전을 줍는다. 고객님, 반대편 기차는 새벽 세 시에 지나갑니다.

승객은 경주역에 내린다. 자정을 갓 넘긴 시각. 세 시라니. 어떻게 기다리지? 아. 큰 일이네. 내일 또 일찍 나가야 하는데. 얼굴을 두 손에 파묻는다.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어.

승무원은 경주역에 내린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이제 집에 가면 된다. 아까 그 일 때문에 얼굴은 어둡다. 계속 중얼거린다. 나보고 어쩌라구. 어째야 하는데. 어쩔 수 없었는데.

비가 내린다. 승무원은 어디 가시나고 붙잡는 택시 기사들을 지나친다. 역 앞에 누군가 앉아 있다. 아까 그 사람이다. 승객이 고개를 든다. 그 둘은 눈을 마주치고 동작을 멈춘다. 아무 말도 없다..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건가?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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