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사태에 부치는 글.

2016년 8월 31일

일단 천관율 기자의 기사를 링크한다,
“정의의 파수꾼들”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6764

최근 주간지 시사in을 휘청이게 만들 정도로 구독을 중단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 이유인즉슨 시사인이 메갈을 옹호한다는 건데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메갈은 나쁜 것이므로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 기사는 무조건 나쁜 것이니 시사인 구독을 끊어야 하나?

경향신문이나 한겨레를 예로 들어보겠다. 기사를 읽다보면 정말 뻘글도 많고 인문학을 사칭한 엉망진창의 칼럼도 많다. 그러면 이 신문사들은 어서 절독하고 다시 쳐다보지 말아야 할 언론인가? 내 대답은 단연코 “아니다!”이다. 조중동의 굳건한 프레임에 맞서고 가치의 다양성을 확보해줄 통로를 몇몇 의견이나 가치관 차이로 외면해버린다면 그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다시 시사인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링크한 천관율 기자의 기사는 허점 투성이다. 빈약한 근거와 명백한 편향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 및 해설하였다. 기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에는 공감을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허나 그렇다고 나는 절독을 선언하거다 실망했다는 둥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나는 차라리 이런 기사를 쓴 시사인을 칭찬하고 싶다. 끝도 없는 논쟁의 구렁텅이로 떨어질 게 뻔한 소재를 다룬 용기가 멋지지 않은가? 언론은 단순한 정보 전달 말고도 대중에게 새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논쟁의 지평을 넓혀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시사인은 그 의무를 다하려 노력하고 있는 셈이다.

진영논리로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려 하는 게 아니다. 싫은 게 있다면 왜 싫고 피하고 싶은지, 깊게 생각할 흔치 않은 기회를 자기 발로 차버리지 말자. 마거릿 퀄리는 미국 배우다. 이 배우가 한국에 이름을 알린 계기는 좀 독특했다. 퀄리는 지난 7월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Girls Do Not Need A Prince’라는 문구를 올리면서 게임회사 넥슨의 성우 계약해지 사태를 비판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은 곧 난장판이 되었다. 저 문구가 박힌 티셔츠를 기획한 ‘메갈리아’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남성혐오

주5일 체험기

2016년 8월 28일

2년만의 주5일 체험기.

군 복무할 때야 보건소에서 대체복무를 해서 주5일이었지만 지방과 서울을 오가느라 바빴다. 편도 5시간 여정에서 주말이 증발했지. 포항의 병원에서 잠시 일한 거 빼곤 서울에선 주6일 그리고 공휴일에도 일했다. 토요일 낮술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다.

이번 직장에선 주5일 일하고 공휴일에 쉬기로 계약하였다. 그러고 처음 맞은 주말. 생각보다 주말이 잘 가지 않더라. 금요일 밤에 홍대에서 공연 보고 기분 좋게 맥주 몇 잔하다가 귀가했다. 토요일에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동생이랑 밥 먹고 EIDF 다큐 보다가 이태원 공방 체크하고 지인을 만나 맥주 좀 마셨다. 집에 들어가 책 읽다 졸다가 잠이 깨서 술을 또 마시러 나갈까 하다가 밤새서 EIDF 다큐 관람과 독서를 하였다. 오늘 일요일도 늦잠자고 밥먹고 공연 보고, 이태원에서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 나누다 바람 맞으며 산책하다 귀가했다.

뭔가 슬렁슬렁 주말을 보낸 것 같은데 할 건 다 하였고, 자기 위해 씻고 자리에 누우니 겨우 밤11시이다. 주말이 이렇게 길었나? 하긴 예전에 소처럼 일했을 당시엔 하루 쉬고 바로 출근하는 거라 월요일증후군을 느낄 새도 없었지. 이야 주5일 참 좋구나.

2호선에 대한 소고小考

2016년 8월 25일

낙성대역 근처로 출퇴근한지 3일 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역시 2호선은 무섭더라. 그 전까진 합정역~영등포구청역 정도만 이동한 터라 2호선의 매운 맛을 아직 몰랐었다. 진짜 고생길은 신도림역 구간부터 시작한다. 시간표 상으로는 분명히 합정역에서 낙성대역까지 24분 소요된다고 나오나 그건 신도림역에서 타고 내리는 수많은 인파 앞에선 의미가 없다. 사람들을 태우고 바로 출발하는 게 드물다. 이미 앞 역에서 전철들이 밀려 있어 대기하다보면 지하철 타는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난다. 평일 아침에 합정~낙성대 구간을 30분 안에 끊는다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분명 24분 걸린다 하였는데 시계는 이미 38분이 지났다고 알려준다.

오늘따라 몸이 좋지 않았다. 술이 받지 않고 지난 밤부터 장염이 있더니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밥 먹는 것도 포기하고 조금 누워 있다가 대충 씻고 지하철을 탔다. 섰다 가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는 기차 안에서 서 있으려니 현기증이 나더라. 이럴 수가, 전철에서 멀미가 나다니! 사람들은 끝없이 밀려들어 오니 숨이 막혔다. 승객들의 벽을 뚫고 낙성대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겨우 한숨을 돌렸다. 2호선, 정말 무섭구나.

왜 이렇게 무지막지할까? 저녁에 퇴근하면서 생각해봤다. 일단 신도림은 인천, 수원 방면의 수많은 승객들이 환승하는 곳이다. 사람들의 탑승으로 지연이 발생하는 건 다반사이지. 거기에다 구로디지털단지역도 만만치 않다. 서울의 5개 구(금천구, 구로구, 관악구, 동작구, 영등포구)가 모이는 구로디지털단지역은 버스의 환승 거점으로 이 곳 또한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그리고 유동인구가 어마어마한 신림역 덕분에 서울 서남부의 2호선이 지옥에 더욱더 가까워진다. 대림~사당 구간에는 환승역이 없어 수요가 분산될 요소가 없는 것도 크겠지.

서울~구로역 간의 복복복선 만큼은 아니더라도 2호선에도 복복선이 필요하지만 이미 설계 단계에서 글러 먹었고, 지금 와서 선로 용량을 증설하자니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겠지. 미어터지는 2호선을 타고 40분 가까이 출근할까, 두 번이나 환승하지만 30분 안에 도착 가능한 합정~삼각지~사당~낙성대 구간으로 갈지 고민된다.

리앨캣에서

2016년 8월 20일

의도치 않게 옆 테이블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남자가 파운더스 포터를 앞에 두고 여자한테 야그하더라. 이거 홈브루잉 맛이네~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 앞에서 절을 하고 싶었다. 맥주 잘 나오게 해주세요..

그녀의 진정한 이름은 무엇인가

2016년 8월 18일


“‘글쓰기’는 특권적인 행위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쓰기로 자기와 타자를 표상한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특권적이면서 타자를 일방적으로 표상한다는 점에서 월권적 행위이기도 하다. 이때 침해받는 것은 일방적으로 타자로 표상되는 사람의 권리, 특히 그/그녀들이 스스로를 표상하는 권리이다. 따라서 ‘글쓰기’라는 행위, ‘글쓰기’로 타자를 표상하는 행위는 지배의 한 형태이다.”

밥 좀 먹자.

2016년 8월 16일

여기 저기 대진 알바하면서 간호 조무사 아주머니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마다 호구조사를 당한다. 결혼은 했느냐? 아니오. 그러면 사귀는 사람은 있느냐? 아니오. 저녁에 데이트 같은 거 안하냐? 아니오. 결혼 생각은 있느냐? 아니오. 나이가 몇이냐, 혼자 사냐 등등. 당일 처음 본 사람에게 그런 개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실례라는 인식조차 없는 건가?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웃기지. 아줌마 아이는 몇이요? 아이는 공부 잘해요? 어느 학교 들어갔어요? 남편 분은 어느 직장 다녀요? 돈은 많이 벌어요? 그렇게 벌면 어케 먹고 살아요? 나에겐 다들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소름끼치는 질문들이다.

그냥 조용히 밥 먹는 게 죄악은 아니랍니다..

장난하나

2016년 8월 9일

결국 근로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고 그냥 나왔다. 표준 계약서 급하게 뽑아서 거기에다 사인을 하라 하니 어이 없더라. 원무과장에게 인센티브는 얼마이고 근속시 월급 인상은 있는지 등등 물어봤으나 어버버하셔서 대표 원장님과 직접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원무과장이 협의가 잘 안되면 나오지 않을 생각이냐고 조심스레 묻길래, 그건 모르죠 라며 퉁쳤다. 세부사항 잘 조율하시고 늦게라도 꼭 전화 주세요, 병원을 나오며 말했다. 한숨 밖에 나오지 않더라. 그냥 딴 곳에 열심히 이력서나 넣어야겠다.

입사할까

2016년 8월 6일

사실 어제 병원에 가서 마음이 크게 흔들렸으나 그만 둔다는 야그는 못하겠더라. 입장 바꿔 생각해봐도 좀 그렇지 않나? 내일 모레 개원하는데 갑자기 일 안한다 하면 얼마나 당황스럽겠는가? 이렇게 본 것도 인연이니 지저분하게 끝내진 말아야지.

허나 일하는 곳에 믿음이 전혀 가지 않는 터라 미리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나중에 딴소리 하지 않도록 급여와 퇴직금, 근무시간을 확정해야지. 여태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일하는 도중에 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많았지만 여긴 그러면 안되겠더라.

출근 전날에 가서 내가 원하는 급여 수준을 이야기하고 서로 협의하는 식으로 가기로 했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꺼내면 “없던 일로 합시다” 그 자리에서 나오면 되니까.

촉이 좋지 않다.

2016년 8월 5일

오늘 나오라서 출근했더니 아직 개원조차 하지 않았더라. 하긴 신규 개원이고 허가 받느라 조금 늦어질 순 있겠지. 문제는 일하는 날짜가 오락가락한다는 거다. 나를 제외한 부원장을 아직 채용하지 못해서 주6일로 해줄 수 없냐고 해서 절대 안된다 하였다. 이것 참 아이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담주 중에 개원한다고 해서 어케 할지 고민이다. 빨리 다른 곳 알아 볼까?..

클라우드 마일드 리뷰?

2016년 8월 4일


책 읽다 입이 좀 심심해서 맥주 사러 편의점에 갔다. 클라우드 마일드 라거라는 신제품이 보여 두 캔 집어들었다.

일단 잔에 따라 놓고보니 맥주 자체는 옅은 금색을 띠고 있고 헤드는 지속력이 낮은 게거품에 가까웠다. 기존 클라우드와 비교해보면 바디감은 확연히 낮았으며 탄산감은 적당했다. 독일 노블홉을 썼나, 약간의 herbal함이 느껴졌다.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제조사의 보도 자료처럼 가벼운 핼레스 라거에 가깝다. 캔입일은 2016년 7월 28일로 가장 최상의 상태인 제품을 접한 게 아닐까? 원래 클라우드에서 무척이나 힘을 뺀 맥주였다. 올몰트니 오리지널 그래비티라는 차별점을 가져가면서도 경쟁사들의 페일 라거들을 염두에 둔 것 같았다.

다만 가격이 좀 애매하네. 요걸 마시자니 네 캔에 만 원 하는 수입맥주들이 눈에 밟히고, 국산을 고르자니 취향상 클라우드 원래 버전이나 오비 필스너를 사는 게 낫겠다.

망원동내커피

2016년 8월 3일

커피 살 곳 찾으러 망원동까지 걸어갔다. 요즘 뜨는 망원시장 근처에 꽤 재미난 곳들이 생기고 있는데 망원동내커피도 그 중 한 곳이다. 가게 전체를 하얀색으로 칠해놓고 최소한의 가구와 오디오만 들여놨다. 인테리어도 특이했지만 눈길을 더 끄는 건 에스프레소 머신이었다. 국내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레버리지형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이탈리아 남부에서나 많이 쓰는 추출 장치이다. 무슨 맛의 에스프레소가 나올지 궁금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나니 생각보다 괜찮아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음. 이 얼마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복합적인 풍미인가. 살짝 시큼하다 카라멜과 초콜릿의 풍미가 입 안을 스쳐 갔다. 탄 맛만 나는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와는 차원이 다르더라. 원두를 따로 파는지 물어보니 에스프레소용 원두만 판다 해서 좀 아쉽긴 했지만 커피 자체는 만족스러웠다. 망원동 들를 때 자주 갈 것 같다.